ⓒ Claudio Abbado(conductor) / Chamber Orchestra of Europe 이미지 출처 : 클릭 |
그렇다면 지겨워질 법한데도 왜 이 곡을 계속 듣냐고. 뭐랄까, 이 곡만 들으면 유럽의 거리를 마차로 달리는 기분이 들 때도 있고, 동유럽 여행 중에 직접 걸었던 거리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곡이 밝은 분위기라 이 곡을 들으면서 걸으면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게, 뭔가 기분 꿀꿀할 때 딱 들으면 기분이 급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ㅋㅋㅋ
물론 4/4박자에서 3/4박자로 바뀌는 부분 이후에는 위와 같은 느낌이 확 줄어들어 처음엔 적응이 안되었지만, 그 뒷부분은 마치 작은 마을에서 펼쳐지는 무도회를 곡으로 옮겨놓은 기분이랄까? <오만과 편견(2005)>에 보면 마을의 무도회 장면이 나오는데, 격식을 차리지 않으면서 자유분방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다. 그 장면이, 이 곡의 뒷부분을 들으며 생각났다. 속박되지 않은 그런거? ㅎ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집이 아니다. 내가 근무하는 지역의 동 체육대회가 있어서 주일을 반납하고 아침부터 근처 초등학교에 나와서 개기고(!) 있다 ㅋㅋ 그리고 오늘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난 버스 안에서 또 이 곡을 들을 생각이다. 하루의 묵은 피로를 푸는 방법, 좋은 음악과 함께 마무리하니 참 좋지 아니한가 ㅎ
그나저나 서곡에만 너무 몰입하다 보면 교향곡이나 소나타 등 긴 곡으로 못넘어갈까 걱정이 되지만, 뭐 평생 들을건데 어때 ㅋ 서서히 폭을 넓히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레 넘어가지 않겠나 ㅋ 천천히 한번 즐겨보자고 ㅋ
* 이 글을 쓰고 얼마 뒤, 체육대회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오면서 이 곡을 또 들었다. 앞에 펼쳐진 가로수들이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데, 상쾌한 숲길을 걷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비록 버스 의자에 지친 몸을 기대고 퇴근하는 순간이었지만, 마음만은 차에서 내려 아늑한 숲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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