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19 May 2012

[영화잡담] 어벤저스(The Avengers, 2012)

ⓒ Marble Studios
다량의 스포를 포함하는 이 글을 드디어 쓴다. 그 말인 즉슨,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벤저스>를 보고 왔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전작 5편을 1주일 동안 주말 반납하고 잠까지 줄여가면서 봤을 정도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컸다.

하지만 그만큼 걱정도 되었으니,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전작들을 대강 알고 있기 때문이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는 외전까지 하나 나왔으니 그래도 성공했다 치자. <파이어플라이>는 매니아들에겐 정말 호평을 받았지만 결국 1시즌으로 급 마무리되었고 <돌하우스>는 2시즌만에 급 마무리. <닥터 호러블의 싱어롱 블로그>는 저예산이라 어쩔 수 없다 쳐도 B급 분위기 쩔고. 그래 물론 잘된 작품들도 있겠지만, 감독이자, 대본 쓰는 작가이자, <파이어플라이>의 주제가를 만드는 등 다재다능하지만, 하필 내가 봤던 작품들은 뭐랄까, '어떻게 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어벤저스>가 대박났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잠깐 옆길로 새서 <파이어플라이> 매니아들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1시즌 DVD를 대박나게 해서 <파이어플라이>의 뒷이야기를 영화 <세레니티>로 나오게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자기들끼리 이 뒷 이야기를 독립영화로 만들어서 그 수익금으로 당시 <파이어플라이>에 출연한 몇 배우들이 후원하는 기관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무시무시하다 이 사람들 ㄷㄷㄷ)

그리고 오늘 드디어 보고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레니티>가 보였고, 조스 위든 감독을 내가 그동안 참 못믿었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소소하게 재미있었고, 앞으로도 마블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작품들은 어지간하면 달릴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토르>의 엔딩 크레딧 이후 장면에서 테서랙트 큐브의 에너지를 본 로키가 아예 그 에너지를 이용해서 아스가르드에서 넘어와 호크아이 요원과 셀빅 박사를 조종하며 큐브를 훔쳐간다. 그리고 그 에너지의 여파로 쉴드 본부는 초토화되고, 닉 퓨리 국장은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각지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슈퍼히어로들을 불러모은다. 여기에 로키의 행동을 저지하러 온 토르까지 합세하여 팀을 만들어서 로키와 로키가 불러모은 치타우리 종족과 싸우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팀이 잘 꾸려질 리 없으니, 돌아보면 팀을 꾸리는 데 영화의 반 이상이 흘러간 것 같다 ㅡㅡ; ㅋㅋㅋ

개인적으로 <아이언 맨>의 토니 스타크 캐릭터를 가장 좋아했기 때문에, 그의 괴짜 성격이 잘 안드러나는 초반에는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중.후반에 확 재미있어졌는데, 의외로 내가 가장 안좋아했던 헐크 때문이었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헐크는 늘 고뇌하는 약한 브루스 배너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는데, 여기서는 뭔가 웃기다. 진짜, 대박 웃기다 ㅋㅋㅋㅋㅋ 잘 패고 나서 옆에 토르 있으니까 갑자기 토르를 치고 ㅋㅋㅋㅋㅋ 로키가 자기는 신이라고 하니까 실컷 팬 뒤에 신이 약골이라 그러고 ㅋㅋㅋㅋㅋ 아 진짜 <인크레더블 헐크>의 헐크가 이런 이미지였다면 정말 재미있게 봤겠지만, 아마도 브루스 배너가 자신의 능력을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한 이후라서 이런 게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깨알같은 개그가 헐크한테만 있다고 하면 오산이니, 우리의 토니도 개그 하나 제대로 하지 않는가 ㅋ 일단 페퍼한테 스타크 타워 퍼센트 드립 ㅋㅋㅋㅋㅋ 로키가 창으로 자기 공격하는데 안먹히니까 중년 남자 발기부전드립 ㅋㅋㅋㅋㅋ 포탈 통해서 우주로 나갔다가 거의 죽어서 숨도 못쉬고 있는데 헐크가 소리 한번 지르니까 깜놀하면서 깨고 ㅋㅋㅋㅋㅋ 아 진짜 토니 스타크 레알 사랑한다 ㅋㅋㅋㅋ

그럼 나머지 캐릭터들은 개그 없냐고. 그게, 분명 뭔가 하나쯤은 있을 것 같은데 생각나는 게 없다.......아 맞다 나머지 캐릭은 개그캐릭이라 보기 힘들지;;;

아무튼 소소한 재미도 있었지만 아쉬웠던 점! 일단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연기한 에드워드 노튼이 아니라 마크 버팔로가 헐크를 연기하면서 통일성이 살짝 떨어진 것. 심지어 원래 배너는 과학자인데 여기선 처음에 의사냐면서 그랬던 것;;; 그리고 콜슨 요원 왜 보냈니 으헝헝 ㅠㅠㅠㅠㅠㅠ <세레니티>에서도 두 명 골로 보내더니 아니 왜 말짱한 콜슨 요원을 골로 보내냐고요 위든님하 ㅠㅠㅠㅠㅠㅠ 내가 콜슨 요원 얼마나 좋아했는데! 심지어 첼리스트(자막에 첼로리스트라고 해놓은 번역가님 앞에 사전을 들이밀고 싶었다)랑 요즘 연애중이신데!!! 결혼은 하고 보내야 할 것 아니냐고!! ㅠㅠㅠㅠㅠㅠ 콜슨 은근히 귀여운 구석도 있고 괜찮았다고 ㅠㅠㅠㅠㅠㅠ

자 일단 눈물닦고. 이 영화를 보면서 <세레니티>가 보였던 이유는, 그 영화 역시 소소한 재미가 있으면서도 아주 가볍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반에는 크게 흥미를 못느끼다가 나중에 확 달리는 것도 그렇고, 위에서 말했던 대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골로 보내는 것도 그렇고... 나의 콜슨님 어흑 ㅠㅠ

여튼 이후에 또 다른 종족들이 나와서 지구를 한번 더 쑥대밭으로 만들 것 같은데, 이번에 코 제대로 꿰인 덕분에(!) 앞으로의 마블 스튜디오 작품들도 열심히 달릴 것 같다. ㅋ 다행히 <인크레더블 헐크> 속편 소식은 아직 없으니 더욱 잘 달릴 수 있을듯 ㅡㅡ; ㅋㅋㅋ 어느 것부터 먼저 나올진 모르겠지만, 기다리다 보면 분명 나오겠지? ㅎ

감독 하나 콕 찍은 덕분에 재미있는 영화들(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을 확 달렸던 한주였다. 행복했다. 제발 다음번에 드라마 또 찍으면 그때는 버피 때처럼 승승장구하길. 다음에 진짜 조스 위든 감독의 남은 작품들도 한번 달려봐야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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