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8 November 2012

[일상잡담] 2012.11.28.

#. 나는 내가 오늘 이토록 오래 사무실에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아놔 닭계장(나와 내 남친이 초진상 누군가를 일컬을 때 쓰는 말)만 아니었더라도 8시도 안되어서 퇴근했을텐데......집에 돌아오니 10시다......참고로 밥은 집에 와서 먹었다. 젠장할. 왜 당신이 회의를 하는데 내가 밥도 못먹고 사무실을 지켜야 하나.......사무실 열쇠 개인별로 준 건 고물상에 팔았나......저번에도 비슷한 일 있어서 닭계장이랑은 절대 초과 안하겠다 했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진짜 닭계장 다른 곳으로 발령받기 전에는 절대 초과 같이 안할거다..............ㅡㅡ

#. 어제부터 코 상태가 심상치 않아 오늘 동네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다. 의사선생님 왈, "요즘은 이런 상태로 잘 안가는데, 이렇다는 건 무리했다는 증거죠."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나, 야근도 잘 안하고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의사선생님은 나보고 쉬라고 하셨지만, 정작 나는 쉴 수가 없다는 게 함정 ㅡㅡ; 다행히 내일 오후부터 1박 2일로 워크샵이라 잠깐이나마 쉴 수 있음에 감사하다. 단, 내가 출장나오면 꼭 동에 내 담당 까다로운 민원이 와서 동에서 전화가 몇 통씩 걸려온다는 게 문제지만 ㅡㅡ;

#. 어제 사실 무리를 좀 하긴 했다.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26년" 시사회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시사회 시간은 8시, 퇴근시간은 6시 20분(꼭 바쁠 때 퇴근 늦게 하게 되는 이 징크스 어쩔), 2 - 3 - 2호선 + 환승역에서의 전력질주 덕에 겨우 시사회 시간에 맞추어서 도착했지만, 돌아올 때는 움직이기 귀찮아 2호선 쭈욱..............어머나 지하철 내리니 밤 열두시가 넘었네? ㅡㅡ; 아무튼간에 엔딩크레딧에 이름은 안올라갔지만  투자자 남친 덕에 좋은 영화 한편 봤다 ㅋ 자세한 감상평은 곧 올리겠음 ㅋㅋ

#. 오늘 다녀온 이비인후과는 동네 시장 근처에 있다. 이곳에 발령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랑 같이 사전답사(!)를 나왔었다. 당시 울 엄마는 완전 시장통이고 신도시 이런 곳이 아니라 급 실망한 반면, 나는 20년 동안 신도시라고 볼 수 있는 곳에서 살아오다 보니 읍내 느낌 충만한 이곳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그날 돌아가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 기분은 아직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비록 가끔 화날 때도 있고 힘빠질 때도 있고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이 동네는 어르신들이 많고 대부분 착하고 순박한 느낌의 분들이라 좋다.ㅋ

#. 그나저나 나 내일 출근 일찍 해야 하는데 아직 해야 할 일이 좀 있네.....어차피 워크샵도 가겄다 오늘 좀 무리해봐...? 라는데 위에 보니 무리하지 마라고 되어 있다 ㅡㅡ; 얼른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아놔 ㅡㅡ;

Friday 23 November 2012

[독서잡담] 2012 IVP 창고개방전에서 지른 신앙서적들

절대 정리하기 싫어서 저렇게 놔둔게 아님돠.
책장이 다 차버려서 넣을 공간이 없어요 ㅡㅡ;
얼른 주문해서 조립해야 할 터인데;;

매년 IVP에서 열리는 창고개방전! 늘 총알이 없어 손가락만 빨고 있다가 이번에 거하게 질렀다. 각각의 책과 이 책을 산 이유를 아주 간단하게 적어본다.

#1. 김선욱 외,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 Ivp 사실 이 책은 전혀 살 생각이 없었다. 딱 봐도 이번 대선을 목표로 만들어진 책이라 그 이후에는 효용가치가 하락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울 학교 IVF에서 이 책을 가지고 스터디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겨서(네 학사 주제에 이딴 호기심은 어디서 튀어나오는지) 질렀다.

#2. 케네스 리치, <사회적 하나님>, 청림출판 제목에 꽂혀서 구매. 요즘 나의 관심사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제목이다.

#3. 크리스토퍼 라이트, <하나님 백성의 선교>, Ivp 일상생활사역연구소 페북 타임라인에서 자주 보이는 책이라 궁금해서 선택.

#4. 송강호, <평화, 그 아득한 희망을 걷다>, Ivp 이 책도 원래 살 생각은 없었는데, 부제에 나온 '르완다에서 강정까지'라는 말에 궁금증이 생겨서 사게 되었다.

#5. 폴 스티븐스 & 앨빈 웅, <일삶구원>, Ivp TGIM 울산점에서 나누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 페북 TGIM 그룹에 종종 올라오는 글을 보니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

#6. 김두식,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홍성사 이 분의 글은 예전부터 한번 읽고 싶기도 했고, 2번과 마찬가지로 제목에 끌린 것도 있고.

#7. 존 F. 캐버너, <소비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 Ivp 제목을 보자마자 '어머 이건 꼭 사야해'라는 느낌이 든 책. 벼르고 벼르다 이번에 구입. 최근에 무분별한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는 내 자신에게 하나의 지침서가 되었으먄 하는 바람으로 선택했는데 과연 잘한 것일까. 두둥.

#8. 고든 D. 피 & 더글라스 스튜어트,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유니온선교회 책을 막 고르다가, 생각해보니 수많은 신앙서적들보다 성경이 더 중요한데 정작 나는 성경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내가 성경말씀을 좀더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골랐다.

#9. 양낙홍, <깨끗한 부자 가난한 성자>, Ivp 아무래도 돈을 벌다 보니 물질과 관련된 부분을 다룬 책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래서 구매.

#10. 존 스토트, <현대 사회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Ivp 내게 존 스토트는 기독교란 다분히 감정적인 종교라는 인식을 깨준 분이다. 만약 이 분의 글이 없었다면 나는 감정적으로 막 쏠리다가(!) 그 감정이 식으면 급 시들해지고 또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됐을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이 분은 정말 특별한 분이고, 가능하다면 이 분의 책은 다 모아보고 싶어서 지르게 되었다. 더군다가 제목도 내 구미를 당기고 말이지.

#11. 존 스토트, <제자도>, Ivp 위와 같은 이유에다가 존 스토트의 마지막 책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담아서 구매.

#12. 리처드 포스터, <리처드 포스터의 묵상기도>, Ivp 8번과 비슷한 이유도 있고, 최근 예수기도를 접하고 통성기도나 식기도를 벗어나서 기도에 대해 더 알고픈 마음에 선택.

#13. 미로슬라브 볼프, <배제와 포용>, Ivp 믿고 보는 Ivp 모던 클래식스. 거기다 홍보문구에 나온 '정치 신학'이란 단어. 여기에 덧붙여 내가 참 좋아라하는 박총 전도사님의 추천이 더해지면 일단 지르는거다.

쓰고보니 내 관심사가 뚜렷하긴 하네. 아무튼 내 목표는 이 책들을 다음 Ivp 창고개방전 전까지 다 읽는 것이다. 나름 한달에 한권 정도면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이거 말고도 읽을 게 산더미라는 거;; 진짜 직장생활 시작한 이후 책 읽어야겠다고 의지를 내는 게 너무 힘들다만;; 그래도 이렇게 지른 책들을 더 이상 전시용으로만 쓰지 말자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ㅋ

Wednesday 21 November 2012

요즘 전 이렇게 삽니다.

#. 생애 두번째 부재자 신고. 첫번째는 대학교 2학년 때였는데 신고해놓고 정작 투표하러 안감.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음. 아무튼 이번에는 당일 선거사무보느라 어쩔 수 없이 부재자 신고. 체크 항목에서 '선거사무에 종사하는 사람'에 체크하는 순간 기분이 참 이상했다. 이런 작은 일을 겪으면서 난 또 다시 내가 공무원이라는 걸 실감한다. 그나저나 내 근무지 동사무소랑 주소지 동사무소랑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인데 부재자 신고를 하려니 좀 웃기기도 하다. ㅋㅋㅋ

#. 동감사는 확인서 세 개로 퉁. 그리고 처분지시공문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감사담당 주사님 왈, 현지처분이라 처분지시공문 따위 없다고 ㅡㅡ; 아놔 첫 감사인데 제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ㅠㅠ 결국 부랴부랴 공문 써서 올렸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꼭 적어야 하는 내용을 빼버렸네 ㅡㅡ; 내일 회수하고 재기안해야겠다 ㅡㅡ;

#. 며칠 전 교회에서 성경암송대회가 있었다. 다른 목장들 모습을 보니 대단해보이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리하야 올해가 가기 전 나도 말씀암송에 도전하기로 했다. 오늘 이틀째 도전중인데 이거 참 쉽지 않네;;

#. 넥서스7은 잘 쓰고 있다. 덕분에 내 넥서스원은 제대로 찬밥신세다. 음지에 묻혀사는 이름없는 선비(는 개뿔 폐인이다)로 살다보니 전화도 문자도 뜸하고;; 그냥 폰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든다. 하지만 현실은 반드시 비상연락망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거;

#. 요즘 체력이 딸려서 그런가 저녁먹고 얼마 되지 않아 잠들어버리고 새벽에 깨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오늘은 다행히 참을만 하다. 그나저나 어여 감기가 나아야 밤에 검도도 다시 갈 터인데....;;

#. 최근 IVP 창고개방전에서 책을 10여권, 아마존에서 CD를 세 장 질렀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 CD 두 개가 더 날아오고 있다. 레알 폭풍소비다 진짜. 아무튼 이번에 지른 책과 CD는 시간나면 리뷰모드 들어가야겠.....는데 과연 그게 언제일까? ㄲㄲㄲ

#. 요 며칠 동안 페북을 들락날락하기만 했지 글은 쓰지 않았다. SNS를 하다 보니 내가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냥 툭툭 내뱉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젠 들락날락하는 횟수도 좀 줄여야겠다. 그동안에 생각하는 시간을 좀더 많이 가지고 깊은 글을 써보고 싶다. 물론 책도 많이 읽고.

Saturday 17 November 2012

[음악잡담] Chage & Aska - 群れ(1996)




1996인가 97년인가. 지상파 방송만 나오던 TV에서 어느 날부터  다른 채널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당시에는 케이블 채널이 거의 없어서 채널 수도 적고 그나마 있는 채널들의 대부분은 외국 방송국들인데다(대만, 중국인지 홍콩인지 아무튼 V Channel, MTV, Star Sports... 지금 생각나는 건 이정도) 자막도 하나도 없어 말 그대로 화면만 보고 앉아있기 일쑤였다. (그런 나를 보고 내 친오빠는 한국꺼나 보지 왜 이런 걸 보냐면서 잔소리하고 그랬다;;)

그 당시 V Channel에서 자주 보여주던 뮤직비디오가 있었는데, 멤버 중 한 사람이 가수 박상민과 똑같이 생겨서 관심있게 봤었다. 대체적으로 우울하면서도, 이상하게 끌리는 노래.  뮤직비디오를 몇 번 보다 보니 화면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일본 남성 듀오인 차게 앤 아스카(Chage & Aska)의 노래라는 걸 알았지만, 그뿐이었다. 당시 나는 일본어에도 한자에도 무지했기 때문에 가사는 바라지도 않고 처음과 마지막에 보여주던 노래제목조차 읽지 못했다.

오늘 아침, 비온 뒤 차가워진 공기를 느끼며 눈을 뜨는데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다. 제목도 모르고 가사도 딱 두 마디, '이츠모 이츠모'라는 것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다행히 위키피디아에 이들의 싱글 제목 전부가 실려 있었고, 목록을 훑어보던 나는 중간쯤에선가 익숙한 제목을 찾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기억하고 있던 이 노래, 몇 번이나 찾아보려 했지만 그때마다 방법을 몰라 찾지 못했던 노래. 후렴구에서 나오는 아스카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좋았던 걸까, 아니면 차게의 모습이 친근해서 끌렸던 걸까. 이유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노래를 들으며, 나는 잠깐이나마 내 유년시절로 여행을 떠났다. 그 곳에는 음악과 책, 그리고 보이는 것과 다르게 늘 혼자였던 여자아이 하나가 앉아있었다. 마치, 이 뮤직비디오에서 다른 '무리(群れ)'들과 섞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처럼.